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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무영자(2018)

호미질 2025. 2. 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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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장예모
장르 : 사극 / 무협 / 액션
러닝타임 : 115분

 

 

스포일러 있습니다:)


 


등장인물 

덩차오(패국의 도독/ 경주(도독의 그림자) 2인1역)  -  2인 1역이라지만 건강한 모습(경주)와 병자의 모습(도독)으로 나뉘어져 있어 같은 인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도독은 염국의 장군인 양청과의 전투에서 가슴에 상처를 입은 와중에도 요양을 하면서도 경주를 뺏어오려는 야망에 불타는 자인데요. 그는 자신의 야망을 그림자로 키워진 경주를 이용하고 경주에게 경주를 탈환하면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함께 살 자유를 주겠다고 약속해요. 오나라의 주유가 모티브가 됐다고해요. 

 

손려 (도독부인역) - 덩차오와는 실제로도 부부사이예요. 눈이 정말 쏟아질듯이 커서 그런지 놀라는 연기나 격한 감정씬에서 눈에서 나오는 오라가 매력적인데요. 첫 씬과 라스트 씬에서의 그녀가 밖을 살피는 씬이 있는데 그녀의 눈 속에서 도독부인의 감정의 소용돌이를 잘 표현해 주고 있었어요. 남편인 도독의 명에 따라 경주와 부부처럼 행동해요. 

 

정개 (주공, 패국의 왕역) - 겉으로는 도독의 경주 탈환을 위한 도발과는 달리 굴욕적 평화 쪽을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상은 도독의 위세에 찍소리도 못하면서도 그에 대한 분노를 품고 있는 살벌한 캐릭터예요.  오나라의 손권이 모티브가 됐다고해요. 

 

후준(염국의 장군-양창역) - 창을 잘 다루는 염국의 장군으로 경주를 지키고 있어요. 도독에게 가슴 상처를 준 위인이기도하고 위세가 아주 등등한데요. 도독의 도발에 순순히 응해요. 촉나라의 관우가 모티브가 됐다고해요.

 

관효동(장공주, 패국의 공주역) - 오라비인 정개를 보좌하면서 양창측의 모욕적 언사에 절대 참지 않는 자존심도 강한 당찬 캐릭터예요. 

 

왕징춘(패국의 대신, 노대인역) - 정개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하고 자신의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데요. 입안의 혀처럼 구는 전형적인 간신배 캐릭터예요. 양쪽에 좋은 소리를 잘 하는 캐릭터라 각자에게 나름 쓸모가 있지만 결국 말로가 좋지 않게 끝나는데요. 장공주 문제만 없었으면 장개가 더 살려두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왕첸웬 (패국의 장군, 전전역) - 도독과 뜻을 같이하는 복심같은 자인데요. 도독이 부인 이외에 유일하게 자신의 요양 사실을 밝힌 상대이기도해요. 충성심도 높고 기개도 훌륭한 캐릭터예요. 

 


 


 삼국지에 형주를 두고 위촉오가 벌인 격전 상황이 배경이라고 하는데요. 형주는 한국으로 치면 삼국시대 한강 정도로 탐나는 지역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곳을 두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 관우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요. 


 이야기는 패국과 염국이 경주지역 대치상황 속에서 나아가느냐 굴복하느냐의 줄다리기 속에서 시작되는데요. 장개는 왕인 자신 앞에서 도독이 양창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왔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요. 도독의 자신만만함에 장개는 분노하고 그의 신분을 박탈하지만 도독은 오히려 의기양양하게 구는데요.

 장개는 안절부절하면서 자신의 뜻은 평화로운 관계라는 사실을 양창에게 전달하고자 장공주의 혼사 이야기를 전달하게 돼요. 그 결과 장공주를 첩이라면 받아주겠다는 회신을 받는 처지가 돼요. 

 한편, 도독은 이 싸움에서 정개의 의향은 신경도 쓰지 않는데요. 경주를 탈환하겠다는 생각에만 미쳐 있어요. 그는 염창에게 맞은 창의 상처로 폐인이 됐지만 자신의 꼭두각시인 그림자(경주)를 이용하는데요.

 

 그림자는 어린시절 팔려와 도독의 얼굴 뿐 아니라 행동, 언행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도독과 일치하도록 훈련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함에 가까울수록 다른 점이 확연히 있었는데요. 바로 악기 다루는 재주와 염창에게 당한 상처였어요. 장개의 의심에 임기웅변으로 잘 넘기지만 장개의 의심을 확신으로 확인사살 해준 셈이 된 거 같아 보였어요. 

 

 도독과 장개는 왕과 신하의 관계라고는 하지만 경주 탈환 문제에서 결국 도독 뜻대로 진행되면서 힘의 균형이 이미 깨진 것이 확실했고 장개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 와중에 바로 자신의 확신을 도독을 공격하는식의 행동에 옮기거나 하지는 않아요. 의심 받는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경주의 태도에서 나름의 계산을 한 거였는데요. 도독의 뜻대로 경주 탈환에 성공한다면 그때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것이고 만약 탈환에 실패한다면 뒷방에 숨은 도독을 처리해 버리면 그만이었던 셈이었어요. 상대의 헛점을 노린건데요. 

 

 결전의 날이 가까워오자 그림자(경주)는 불안에 떨기 시작해요. 관우의 화신(?)인 양창을 이기기는 커녕 죽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 때문이었는데요. 도독은 경주에게 3번의 판만 견디면 된다는 말을 해요. 그 이유는 트로이의 목마 전술을 이용하려는 함정을 판건데요. 경주가 양창과의 결투에서 3판만 견딘다면 그 사이 정예군이 경주에 침투해 염국의 깃발을 무너트릴 심산이었던거였어요. 

 

 그리고 그 3판을 견딜 수 있도록 무술을 연마시켜요. 하지만 도독의 혹독한 훈련에도 경주의 공격력은 전혀 상승하지 않는데요. 초조한 가운데 도독의 부인이 아이디어를 하나 제안해요. 염창의 강한 남성을 상징하는 창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다름아닌 부드러운 여성스러움에 있다는건데요. 창은 내려치거나 찌르는 용도이니 당연히 공격에 적합한 무기인데요. 양창의 창 공격으로 도독이 폐인이 될 정도였으니 그 위력이 어마무시했어요. 그리고 그녀는 우산으로 도독의 공격을 보란듯이 막아내요. 양과 당당히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음이니, 창에 맞설 수 있는 건 우산이라는 거였어요.

 도독은 감탄하며 그녀에게 그림자에게 우산 기술을 전수키라고 해요. 그리고 그림자(경주)는 도독 부인과 무아일체가 돼 기술을 연마해요. 그 순간 도독은 자신의 부인과 그림자가 정을 통하게 됐다는 뼈아픈 진실에 직면하게 돼요. 

 

결과적으로 그림자(경주) 는 3판 이상을 싸워야했고 온몸에 상처를 입었지만 염국의 깃발을 무너트리는데 성공해요. 그 과정에서 일어난 부수적인 피해는 차지하고 도독이 세운 전략은 성공한 셈이었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 벌어지는 장면은 각 등장인물의 본색이 드러나면서 진정한 승리의 잔은 힘없이 이용당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림자(경주)에게 돌아가요. 

 


 

 이 영화는 남의 헛점을 역이용하려다 결국 자신이 당하고, 명예를 쫒다 결국 이름없는 무사로 끝이 나버린 두 인간 군상 속에 자신의 이름과 명성까지 얻은 한 남자의 승리를 그린 이야기인데요.

 

 우산이 창을 이기듯, 아무것도 없는 자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세상에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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