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감상하기

미드_트루 디텍티브 시즌 1

호미질 2025. 5. 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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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 HBO
방송기간 : 2014.01. ~ 2003.09 
시리즈 : 8부작 
장르 : 수사물
 
 
스포일러 있습니다:)


 
 
등장인물 
 
매튜 맥커너히 (러스틴 콜 역) - 교통사고로 3살난 딸을 잃고 아내와 이혼한 이후 정신 세계가 붕괴된 캐릭터에요. 어떤 경위로 문제를 일으켜 (이건 나오지 않지만 마약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그 이유로 마약쪽 잠입 수사를 꽤 오래한 이력이 있어 그쪽으로 네트워크가 있어요. 타인에게 철저하게 관심이 없고 오직 사건, 사건, 사건 생각 뿐인데 딸에 대한 생각을 버리려고 택한 삶의 방식이었죠.
 
우디 해럴슨 (마틴 하트 역) - 토끼같은 두 딸과 현모양처 부인을 둔 행복한 가장이에요. 어디가도 스스럼없이 스며드는 사람을 가리킨다면 이 분이 아닐까 싶어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도 않고 양쪽 말을 적당히 잘 듣어요. 하지만 질투심도 심하고 권위주의적인 면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발동하면 앞 뒤 안 가리고 돌진하는 불도적 같은 이중성도 있어요. 가정과 사회를 두고 자신만의 밸런스 게임을 하다 그 둘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궤론을 펼치며 두 번의 바람을 피고 결국 이혼하게 돼요. 
 
미셀 모나한 (매기 하트 역) - 남편을 사랑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정말 좋은 여자 캐릭터예요. 하지만 참는데 한계가 있는 법이었죠. 남편의 두 번째 바람에 결국 못참고 극단의 조치를 내리는데요. 그 결과 두 남자 주인공의 균형을 완전히 깨버리는 결과로 치달아요. 
 


 
 
과거에 대한 회상, 후회
 
 이야기는 첫 변사체가 발견된 1995년과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2012년 두 가지의 시간을 넘나드는데요. 무려 17년의 세월 동안 러스틴과 마틴의 인생도 몰라보게 바뀌어 있었는데요.  기억력이 썩 좋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17년전 일을 어떻게 저렇게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나 싶기는 한데요. 그들의 직업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해를 기점으로 둘의 인생이 엄청나게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과거를 회상할때 '후회'라는 단어가 떠오르는건, 그 시절에 했던 어떤 행동에 대한 죄값을 세월로 치룬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러스틴과 마틴은 둘 사이의 성격적 차이를 넘어선 완벽한 콤비였어요. 러스틴이나 마틴은 둘이 있을 때는 지치지도 않고 티격태격했지만 제 3자 앞에서는 절대 서로의 뒷말을 하거나 배신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결국 순간의 배신이 둘의 사이를 갈라 놓아 버려요. 그리고 17년간 각자의 공간에 갇힌 것처럼 홀로 남겨져 후회하고 사는데요.  후회하는 것에 대한 안 좋은 의견으로는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단지 이들에게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든 필요했던 후회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양날의 검(캐릭터의 음과 양)
 
 1995년 변사체 사건을 시작으로 연쇄살인이라는 특정을 지으며 둘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수사를 진행해요. 러스틴은 사회 생활 제로에 사건만 집요하게 파헤치고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는 독설도 서슴치 않는데요. 그 모습이 직장동료들에게는 독단적으로 보이기도 해서 충돌이 잦았어요. 마틴은 러스틴과 다른 사람들 간의 충돌에 쿠션 역할을 하면서 러스틴이 찾아내는 사건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고 보좌해줘요.
 
 수사를 하는 파트너로서는 완벽한 한쌍이기는 했지만 성격이 잘 맞는 거하고는 거리가 멀었는데요. 
 
 러스틴은 마틴이 사생활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못들은 척하거나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딱 잘라 싫은 티를 냈는데요. 인간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인간적 관계를 거부하고 철저히 일만 하고 싶어하는 간절함을 감추기 위한 발버둥이었어요.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괴로움으로 감정을 억제한 채 살아가면서 1995년 사건에 온 몸을 바치는데요. 딸의 죽음과 그 이후의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건 두려움 가득한 일이지만 사건은 그의 머리와 심장을 차갑게 식혀주는 도피처 같은 곳이었어요. 하지만 고통은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었고 서서히 러스틴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우연히 1995년 사건의 결말을 자신이 만들어 버렸다는 걸 깨닫고 무너져 버려요. 
 
 마틴은 자신의 영역에 엄청난 의미부여를 하는데요. 그는 아내와 아이들, 심지어 애인까지도 늘 자신의 영역에 당연히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마틴의 바람을 발견할 때마다 매기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좋은 사람'이 왜 이렇게 됐냐는 말을 하는데요. 마틴은 한 발 물러서보면 더할나위 없이 흠잡을데 없는 모범적인 시민이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위선가득한 캐리터였어요. 자신의 영역에 담장을 치고 그 주변을 빙글 빙글 도는 맹견 같은 이미지를 생각하면 될 거 같은데요. 이중성은 마틴 자신을 괴롭히는 면도 있었는데요. 자신의 궤변이 먹히지 않는 순간이나 무리를 해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할 때면 그의 폭력성이 상대 뿐 아니라 자신의 정신을 타격했어요. 
 
 


 

 
  신념이라는 종교 (죽음이 끝이 아니다)
 
  러스틴과 마틴은 1995년 변사체 사건이 결국 한 종교 단체(교회?)의 인신공양 의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돼요. 극중 터틀재단이라고 불리는 종교단체는 기독교의 일종으로 보였고 터틀재단은 시의 시장까지 연결된 거대한 조직이었는데요. 터틀재단은 아기양과 같은 존재(어린 아이, 혹은 여자) 을 신께 바치는 인신공양을 하는 집단인데요.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에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1995년 일당을 붙잡았을 때는 자신들을 바치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해요. 
  러스틴과 마틴이 마지막까지 쫓는 주술사는 선택받았다는 것과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인물로 나와요. 터틀 집안에서는 사생아로 얼굴에 화상을 입는등 괴롭힘을 당하지만 터틀 재단이 세운 교회에서는 주술사로써 재단의 정신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아무리 신앙심이 높더라도 쉽사리 할 수 없는 끔찍한 행동 (시신훼손도 포함)을 서슴치 않고 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을텐데요. 그에게 세상을 향한 복수심은 신념과 다름없었는데요. 복수심과 신앙심이 마구잡이로 반죽된 뒤틀린 인물로 주술사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요. 
  
  러스틴은 사건 파일을 살펴보며 여러 종류의 희생자들 사진을 보며 딸의 죽음에 대한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는데요. 죽은 뒤 찍힌 희생자들의 얼굴에는 어떤 공포도 슬픔도 없이 편안해 보인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어요. 딸이 고통없이 갔을 거라는 의사의 말이 유일한 위안이었던 그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터틀재단을 쫓는 과정에서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말에 큰 충격에 빠져요. 딸의 영혼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천성이 집요한 성격인 그를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어요. 정신이 혼란해지고 환각에 빠지기도하고,  술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에서는 불안한 정신과 갈데까지 간 현실속에서 길을 잃은 듯 보이기도해요.
 그에게는 죽음이 신념이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그런 러스틴이 주술사에게 칼을 맞고 쓰러졌을 때 죽음 그 직전까지 간 경험(?) 아닌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구사일생으로 깨어났을 때 눈 앞에 있었던건 생사고락을 같이한 파트너 마틴이었죠. 그는 마틴과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그제서야 자신의 고통을 그대로 드러내요. 그리고 딸의 죽음에서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자신을 보듬어요. 평생의 신념을 내려놓는 과정이 17년이 걸린 셈이었어요. 
 
  마틴은 늘 세상과 잘 지내온 인물처럼 자신을 이야기하는데요. 그에게 신념은 남에게 보이기에 나쁘지 않은 사람으로 살자 같은 거였는데요. 그런데 그게 마틴이 추구하는 신념이기 보다는 주변 사람 (특히 그의 부인인 매기가 그런데요) 에 의해 적당히 만들어진 이미지처럼 느껴졌어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인위적(?)이다보니 선로 이탈(두번의 바람)이 두 번이나 일어나고 마는데요.  어찌보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 거 같아요. 회사나 학교, 혹은 가정에서 평균적인 모습으로 사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마틴이 자기중심적이 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요. 자기 자신이 그 무엇보다 신뢰감있고 안 전지대 같은 존재이니 그것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면 이해도 안되고 불안감으로 폭력성을 보이기도 했던거 같았어요.  
 17년후에는 이도저도 아닌 이혼남으로 전락해 버리지만, 러스틴을 끝까지 구해낸 과정을 통해 마틴은 자신의 안전지대 남자 타이틀을 다시 한번 거머쥐게되는데요.  반 평생을 안전지대를 만들고 지켜오며 살아온 가장(?) 대표로써 그의 이중성을 마냥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는 말해주는 거 같아 보였어요.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명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를 보는 맛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봐서 오랜만에 별점 5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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