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증국상
출연
주동우(이안생, 안생역)
마사순(임칠월, 칠월역)
이정빈(소가명, 가명역)
(스포일러 있습니다 :)
인생이란, 자신에게 그려진 길을 따라 인생의 굴곡을 헤쳐나가야 하는 거 같은데요. 너무 함들때 잠시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정말 큰 의지가 되는 거 같아요.
하지만 그 가까움이 오히려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는데요.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과 액자식 구성으로 두 여자의 14년(평생이라고 봐야 할수도…) 우정과 사랑 이야기예요.
칠월은 조숙하고 얌전한 모범생 스타일에 화목한 가정에서 잘 자라난 반듯한 아이예요.
그와 달리, 안생은 외소한 체형에 말괄량이이고 편모 가정인데 그것마저도 온전치 않은 잡초처럼 자란 아이에요.
두 아이는 다람쥐 소동으로 벌을 서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는데요. 바로 죽이 맞은 두 소녀는 학교 비상벨을 누르는 과감함을 보이고 그날부터 서로의 절친이 돼요.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금방 친구가 되는 건 어른이 돼서야 깨닫는, 소중하지만 한정적인 자산이 아닐까 싶은데요.
부랄친구, 소꿉친구를 만나면 그 시절로 돌아가는 거 같고, 편하다고 말하는 걸 주변에서도 종종 보는 거 같아요.
영화 속 그녀들처럼, 지금은 만나지 못해도 그 친구가 나에게 끼친 영향이 평생의 좌표가 되기도 하는데요.
친구따라 강남간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ㅎㅎ
친구가 된 첫날, 안생은 자신보다 발육이 좋은 칠월의 몸을 궁금하게 여기면서 가슴을 보여달라고 말해요.
여자들끼리의 우정을 다루는 영화를 보면 종종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한데요. 서로의 가슴을 만져본다거나 키스를 해본다거나 하는 건데요.
… 그리고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건가 하는 거 말이죠.
칠월이 학교 육상부에서 활약하는 소가명(가명)을 짝사랑하다 사귀는데 성공하는데요.
가명은 사실, 칠월보다 안생을 먼저 만났고 이성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녀들 사이에 낀 남자, 가명은 안생이 기타리스트와 살림을 차린다며 집을 떠날 때 자신의 수호목걸이를 줘요. 그런데 하필 칠월이 안생의 목에 걸린 그 목걸이를 보고 말아요.
하지만 칠월은 없던 일처럼 대하는데요.
그 뒤로 그녀들은 4년간 편지를 주고 받는데…, 안생은 편지 말미에는 꼭 가명의 안부를 물어요.
친구의 남자 친구 안부를 묻는 건 사실 그렇게 신경쓸 일은 아닌 거 같지만, 문제는 칠월이 둘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채고 있다는 점이었죠.
칠월에게 안생은 어떠한 것을 나눠도 아깝지 않은 친구였지만 사랑하는 남자 만큼은 나눠 가질 수는 없었는데요.
그렇게 칠월은 가명과의 관계에 불안을 느끼면서도 안생과의 연 역시 끊지 않아요.
칠월은 계속해서 두 사람의 그림자 밟기” -그 사람의 그림자를 밟으면 그 사람은 멀리 떠나지 않는다(영화장면) - 를 하는데요.
속도 모르는 가명은 졸업과 함께 결혼도 미루고 도시로 떠나 버려요.
그 뒤로 세상풍파에 지친 안생이 칠월을 찾아오지만 가명의 일로 인해 둘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고 안생은 다시 또 사라져 버려요.
칠월은 그 가운데서 조금씩 지쳐가다 가명과 다시 결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일순 안정적인 시간을 갖지만 다시 또 가명과 안생이 동거하는 장면을 발견하고 말아요.
그 와중에도 결혼식 날짜가 하루 전으로 다가오는데요.
칠월은 가명에게 부탁 하나를 해요.
결혼식에서 도망가라고 말이죠.
자신은 어느 것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니까 버려지게 해달라는 부탁이었어요.
가명은 정말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았고 칠월은 그제서야 모든 것을 버리고 훌훌 떠나버려요.
그녀들이 다시 만난건, 칠월이 안생의 삶을 통과한 여행의 끝에서였어요.
안생은 곧 결혼을 앞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고 칠월은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평온한 얼굴이었지만 몸은 만삭의 상태였는데요.
그 아이는 바로 가명의 아이였어요.
칠월은 계속해서 자유롭게 훨훨 다니고 싶다고 말해요.
안생은 마음껏 자유로워지라고 말해요. 이제는 자신이 계속 지켜주고 있을거니까 안심하라고 말이죠:)
그렇게 둘은 예전처럼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응원해요.
이 이야기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가 생각나는 영화이기도 했어요:)
순수하지만 결코 순수하지 않은.
달콤쌉싸름한 소울메이트 이야기였어요 ^.^
평점 : 3.5(5.0)
추천 : 친구하고 싸우고 후회중이신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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