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ow Zero, Bajocero(2020)
국가 : 스페인
러닝타임 : 1시간 46분
감독
루이스 퀼레즈
출연
하비에르 구티에레즈 : 마르틴 역 (경찰)
카라 에레할데 : 미겔 역 (추격자)
루이스 칼레조 : 라미스 역 (재소자)
파트릭 크리아도 : 나노 역 (재소자)
안드레스 게르트루딕스 : 골룸 역 (재소자)
이사크 페리즈 : 몬테시노스 역 (경찰)
(스포일러 있습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집 안의 가장인 평범한 시민 마르틴은 직업이 경찰이라는 것 빼고는 모범적이고 성실한 가장이예요.
어느날 경찰 업무중의 하나인 흉악범 이송을 배정받게 돼요.
마르틴은 지리도 익숙치 않은 범죄인 호송차 운전을 담당하는데요. 호송 당사자들 역시 이송 직전에 자신이 이송되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시간도 미리 알 수 없다고 해요. 그들 중에는 준비가 철저했던(?) 재소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하던 걸 그대로 내려놓고 그대로 호송차에 올라타게 돼요.
(다른 영화 속에서 흔하게 보던 호송차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나라에 따라 다른 건지 몰라도 빌로우 제로에 등장하는 호송차는 움직이는 감옥 같았어요. 재소자들이 각기 개별적인 공간에 들어가는 방식이었는데요.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 수갑만 차고 있던 지하철 좌석 스타일은 아니더라구요)
동료 경찰인 몬테시노스는 그래도 경험이 있는 쪽인건지 느긋하게 행동하기는 하는데 전형적인 제복 꼰대(?)라 재소자들의 말 한마디에도 가만있지를 않아 부딪힘이 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마르틴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몬테시노스에게 재소자들에게 일일이 감정적으로 대하지말고 '원리원칙'대로 행동하길 요구해요.
그렇게 호송차가 출발하는데, 시각은 야심한 밤이에요. 앞으로 경찰 두 명을 태운 순찰차가 호위를 하고 안개낀 좁은 도로를 달리는 중에 갑자기 호송차가 멈춰서요. 추격자(미겔) 의 설치물로인해 바퀴가 펑크가 난 건데 마르틴이 바로 순찰차에 연락을 취하지만 순찰차는 안개 속으로 사라진 뒤 연락이 끊겨 버려요.
상황 파악을 위해 몬테시노스가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피다 총에 맞아 쓰러져요.
한참을 기다려도 몬테시노스가 돌아오지 않자, 결국 마르틴마저 밖으로 나오는데 순찰차가 전복 된 사실과 몬테시노스가 총에 맞아 쓰러진 걸 발견하고 다시 호송차로 돌아오지만 총알 공격에 운전석에서 호송차 안으로 몸을 숨겨요.
호송차는 방탄차량이라 밖의 공격에서 안전했지만 문제는 추격자가 만만치 않은 자라는 사실이었어요. 추격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노(재소자)만을 원했고 나노를 건네준다면 다른 건 신경도 안 쓸테니 도망가던 뭘하든 알아서 하라고 했죠.
방탄차량안에 셀프감금(?)된 마르틴과 재소자들은 그떄부터 두 갈래로 갈라져요.
나노를 추격자에게 팔아버리고 자유를 찾겠다는 파와, 범죄와의 협상은 없다는 파였죠.
여기서 당사자인 나노는 '범죄와의 협상은 없다' 쪽이긴 했지만, 행동은 전혀 달랐는데요. 열쇠로 문을 열려는 재소자의 머리를 깨부셔 버리고 그 열쇠를 삼켜 버리는 둥, 안나가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요.
(그리고 나노를 통해 추격자가 전 경찰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죠. 그가 어떻게 이 호송차량을 알게 됐는지 내막이 알려진 거죠)
결국 스스로도 나올 수 없는 처지에 빠져버린 재소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 좌충우돌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또 한 명이 희생돼요.
밤새 엎치락 뒤치락의 추격자와의 살벌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죽은 줄 알았던 몬테시노스가 컴백하는데요. 알고보니 방탄조끼의 힘이었죠. 몬테시노스는 추격자가 놓고간 차를 타고 쫓아왔는데 그 사이에 추격자의 차에서 그의 딸 사진을 발견하게 돼요.
영화 첫 부분에서 미겔이 누군가를 협박하고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사실 추격자는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을 쫓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미겔은 자신을 쫓아온 몬테시노스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 버려요. 하지만 이때 약간 현타가 오셨는지 아니면 원래 계획이셨는지 몰라도 꽁꽁 언 호수 한 가운데로 끌고 가 바닥에 총알 구멍을 내고 떠나요.
총알구멍으로 인해 호수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호송차량이 얼음물 속으로 빠지는데요.
다 죽이는 한이 있어도 마무리 짓겠다라는 잔인할 정도의 단호함이 보여지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호송 차량이 도착할 시간에 도착하지 않고, 연락이 단절된 상황이라면 분명 경찰측 추격이 벌어질 거란 건 누가봐도 뻔한 수순이었는데요.
사실 더이상 미룰 수가 없었던 셈이기도 했는데요.
끝까지 나오지 않겠다면 그냥 다 죽어버려라는 극단적 선택을 택한 것이었어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터라 미겔의 냉정함이 보이는 순간이었어요.
상황이 그 지경까지오자, 마르틴이 유일한 탈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이실직고해요.
(탈출구-아마도 차량에서 가장 약한 부분을 의미하는 거 같았어요-의 위치는 영화 속 가상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얼음물 속에 빠져드는 호송차량 속에서 마지막 탈출구를 향해 빠져나가고 그 사이에 또 한 명의 희생자가 생겨요.
가장 먼저 빠져나온 건 나노였는데요.
그는 나오자마자 버려진 마을쪽으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냅다 도망가요.
그 뒤로 서로를 도우며 같이 나온 건 마르틴과 재소자(라미스) 였는데요. 라미스는 다른 재소자들과 달리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주구장창 했었는데요. 자신의 술집을 여는 이야기였어요. 마르틴은 그런 그에게 술집 이름을 묻고 그가 행복한 얼굴로 '판당고'를 이야기하자, 그에게 '자유'를 줘요.
(개인적으로 그 순간 느낀 건, 마르틴이 경찰은 경찰이구나 싶은 사실이었는데요. 카페 이름을 불쑥 묻는데, 만약 제가 그 재소자였다면 우물쭈물했을 거 같아요. 그랬다면 마르틴이 과연 자유를 줬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꿈을 갖고 살자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
영화는 저녁과 다음날 낮 정도까지의 시간 동안 일어난 추격전을 그리고 있는데요. 호송 차량을 밖에서 그 문을 열려는 자와, 열서 버티는 자들의 팽팽한 신경전이 뛰어난 작품이예요.
영화 속에는 마르틴, 미겔, 이렇게 두 명의 아버지가 등장하는데요.
한 명은 어린 딸이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딸을 잃었어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그 딸 들의 아버지들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대치한 형국인데요.
어떤 입장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아버지의 자식을 향한 사랑과 책임감이라는 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 거 같아요.
빌로우 제로는 마지막 한방이 있는 영화였는데요.
그 한방으로, 아버지들을 화나게 하면서 자비를 바라면 안된다는 사실을 강하게 보여줘요.
자비를 바란다면 최소한의 '참회의 값' 은 치뤄야 한다라는! 😡
스타일은 다른 영화이지만, 내가 사는 피부(2011) 라는 영화가 떠올랐는데요.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데요.
내가 사는 피부는 고통 속에서 기이하게 피어나는 화려한 독버섯 같은 느낌의 영화라면,
빌로우제로는 뜨거운 피 마저도 순식간에 얼어 붙을 정도로 차가워진 심장 같은 영화였어요.
한국의 호송버스(중형)
https://www.corrections.go.kr/corrections/1135/subview.do
수형자와 공간이 분리 칸막이에 이중잠금장치가 돼 있고, 전면 방탄필름 시공이 돼 있다고해요
1인 1공간으로까지 분리 돼 있는 거 같지는 않아 보이네요:)
별점 : 4.0(5점 만점)
추천 :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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