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origin="anonymous"> 연극_회란기(2022)_네 애미가 누구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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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_회란기(2022)_네 애미가 누구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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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연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불쑥 보게된 연극인데요.
내돈내산이라는 말을 쓸 줄이야 생각도 못했는데 내돈내산 감상평입니다:)
안타깝게도 티켓은 그날 바로 버려버려서 (영수증 같은 게 주머니에 있는 걸 싫어함) 사진인증은 못하겠네요..;;;


공연일시 : 2022. 03. 05 ~03. 20
공연장소 : 예술의전달 자유소극장
러닝타임 : 120분

각색/연출 : 고선웅
원작 : 이잠부
출연 : 이서현 박주연 조영규 견민성 호 산 원경식 김남표 외


(스포일러 있습니다:)




원작은 중국고전인 동명희곡인 회란기(灰闌記)라는 이야기라고 해요. 한문을 그대로 해석하면 재회의 어려움 정도일 거 같은데요. (아마도 자식과 생이별을 한 고통을 표현한 게 아닌가 싶어요)


중국 원나라때 만들어진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하는데요. 극중 시대는 송나라라고 해요. 하지만 고전 중의 고전이라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건 예전에 한국에서도 엄청난 히트를 친 중국 드라마 판관 포청천이 활약한 이야기 중의 하나라는 사실일 거 같은데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포청천은 악인은 확실하게 응징을 해주고 죄없이 당하는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는 이상적인 판관으로 나오는데요.
포청천은 실존인물인 포증(극중이름 동일)이 모델이라고 하는데요. 포증은 사후에도 중국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고 신격화하면서 숭배하고 있다고해요.


원작과 연극은 내용의 큰 틀은 다르지 않아 보였어요.
악처의 중상모략에 나락에 떨어진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포관이 구해준다는 이야기인데요.


상투적일지라도 모정은 위대하다

전단지를 보면 중앙 상단에 [7000년째 계속되는 이야기] 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오는데요.
액면 그대로 원작과의 시간적 거리를 말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뒤쪽을 보면 이 이야기를 왜 다시 꺼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는데요.
결국 모정이라는 건 물리적 시간과 상관없이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문구가 아니었나 싶어요.


속사포 AI 같이 보였던 연기

중국 희극이 원작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연출가분의 개성인지 모르겠는데 등장인물들이 꼿꼿하게 정면을 향하거나 몸을 옆으로 눕혀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고개는 관객석을 향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대사도 한 글자 한 글자에 점을 찍은 것처럼 뚝뚝 끝는 식으로 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거기에 대사는 또 얼마나 빠른지...이렇게 할거면 쇼미더머니처럼 랩 배틀도 넣었으면 재밌었겠다 싶었어요. ㅎㅎ



소품도 웃길 수 있다(!)

개취이기한데 오빠로 나오시는 분이 돗자리와 엄청 캐미가 잘맞는 연기력을 보이셨는데요. 정말 돗자리만 나오면 그거 보느라 자동으로 눈이 그쪽으로 돌아가고 그랬어요:)
나중에 오빠가 돗자리와 더이상 같이 나오지 않았을때는 너무 아쉽고 매력도 없어져 보였다는..ㅋㅋ
(성공한 사람이라해도 가난했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물건 중에 절대 못 버리는 게 있다고 하잖아요. 제가 봤을 때 오빠에게 돗자리는 그런 존재처럼 보였는데 너무 아쉬웠어요-개연성 저리가라식 개취입니다;;-)


매타작

이건 연극을 보신 분들이시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예전에 우리나라도 곤장이라는 형벌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요즘은 없어졌지만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손바닥 맞기, 종아리 맞기 등등 매타작이 참 다양하고 버라이어티했는데요.
오랫만에 보는 매타작이라 썩 눈에 익지는 않았지만 그냥 조금 더 감정적으로 보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기도 했어요. 조금 더 공포나 고통을 자극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보여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나중에는 조금 몰입도가 떨어지더라구요.



앵무새와 아들

앵무새는 일본애니에서 많이 봤던 수호신-동물화한-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애니에서도 보면 주인공이 힘들 때는 옆에서 위로도 해주고 미약하나마 악당들에게 작지만 매운 펀치도 날려주고 마음만은 누구보다 주인공을 위하는 존재가 등장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요. 이 앵무새도 그런 작지만 매운 땡초같은 역할로 보였어요.
앵무새는 주인공을 호위하고 위로하는 역할 이외에도 주인공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관객들의 소리도 대변해주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중간 중간 앵무새가 해금이 넋두리하는 것마냥 우는소리처럼 내는 부분이 있었는데 꽤 인상적이었어요.
아들은 포스터 속 인형인데요. 아들을 연기하는 배우가 앵무새 배우와는 달리 육체에 더 속박된 것처럼 보였는데요.
앵무새 배우는 앵무새를 통해 감정을 증폭시키는 느낌이었다면, 아들 배우는 아들이라 불리는 인형 속으로 스며드는 연기를 하는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거울(?)

처음에는 포증의 판결을 잘 보여주려고 내려오는 건가 싶었는데요.
장치가 너무 휘청거려서 ㅎㅎ 제대로 보여줄 의도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싶기고 했어요.







그리고 문득 든 의문 하나
어머니 역할은 젊은 연기자가 처음 등장을 제외하고는 목소리만 어머니 역할로 연기를 했는데요.
왜 앵무새와 아들은 영과 혼이 분리된 것으로 표현을 했을까요?







별점 : 3.5(5.0만점)
추천 : 문화생활을 즐기시는 모든 분! (but 아쉽게도 서울공연은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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