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 스티븐 킹 & 조 힐의 공동저서 호러소설
국가 : 캐나다
러닝타임 : 90분
감독 : 빈센조 나탈리
고전 공포영화 큐브(97)의 감독인데요. 밀실 공포의 극단을 보여준 실험적 작품이었는데 엄청난 인기를 얻어서 후속작들도 나왔고 역시나 인기가 대단했던 걸로 기억해요. -후속작은 큐브의 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설명적인 부분이 추가됐는데 감독은 다른 분들이에요-
높은 풀 속에서도 큰 의미에서는 밀실 공포라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원작자는 스티븐 킹 부자라고 하네요.
출연
레이슬라 드 올리베이라(베키역) 만삭의 임산부
에이버리 휘티드 (칼역 / 베키의 오빠)
해리슨 길버트슨 (트래비스역, 베키의 전애인)
패트릭 윌슨 (로스역)
레이철 윌슨(나탈리역)
윌 부이 주니어(토빈 역)
(스포일러 있습니다:)
베키는 전 애인 트래비스와의 사이에 아이를 임신했지만 키울 자신도 없고 막막한 생각에 아이를 바로 입양하기로 마음을 먹는데요. 출산과 입양을 도와주기위해 오빠인 칼이 동행을 해요.
둘은 외곽고속도로를 달리는 중 우연히 풀 숲에 멈추게 되고 풀 숲에서 들려오는 남자아이(토빈)의 SOS 신호를 듣게 돼요. 망설일 틈도 없이 칼이 바로 풀 숲으로 사라지고 베키도 칼을 쫓아 그 속으로 사라져요.
그렇게 토빈의 목소리를 확인하며 점점 더 풀 숲 깊숙히 들어가다 칼과 베키는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위치와 소리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두려움을 느낀 둘은 점프를 하며 위치를 확인하고 서로에게 더 가까이 가려고 애쓰지만 전혀 소용없었어요.
그러다 그 풀 숲에 또 다른 인간들인 토빈의 아버지, 어머니인 로스와 나탈리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로스는 덩치도 좋고 자신있는 표정이 얼굴에 각인된 전형적인 세일즈맨 캐릭터인데요. 그는 길을 아는 것처럼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그가 데려간 곳은 숲의 밖이 아니라 더 깊숙한 곳에 있는 운석(?)이 있는 공터(유일하게 풀 숲으로 덮이지 않은 공간) 에요. 그리고 갑자기 운석에 자신의 타액을 묻히면서 뜬금없이 사이비 교주같은(?) 행동을 해요.
그리고 풀 숲 밖으로 또 다른 인물이 찾아오는데요. 바로 베키의 전 애인인 트레비스예요. 그는 베키와 칼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고 그들의 차를 발견해요. 트래비스 역시 풀 숲으로 사라지고 그렇게 풀 숲에는 6명의 인간이 미아가 돼요.
1) 죽은 건 움직이지 않는다.
토빈의 대사로도 나오는데요.
자기가 키우던 강아지의 시체를 가리키면서 말해요. 토빈네 가족들은 키우던 강아지가 풀 숲으로 사라진 걸 찾으러 뛰어 들어가 이 사단이 난 건데요.
시간이 뒤섞여 있는 공간이라 등장인물들도 자신들의 시체를 보는 식의 끔찍한 경험을 하고 또 하고 하는데요. 반면 강아지는 계속 시체 상태였거든요. 인간들에게만 왜 죽음의 반복, 환원하는 끔찍한 지옥을 보여준 이유?
그들은 자연사로 죽는 게 결코 아니라 서로를 죽이고 죽는 식으로 비참한 끝을 맞이하는데요. 풀숲의 깊고 깊은 미로는 그곳을 스쳐지나가지 못하고 갇혀버린 인간들의 이해의 충돌이 켜켜히 쌓인 역겹의 공간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도 무의식 속에서 시시 때때로 과거를 오가고 하잖아요.
그것이 혼자만의 무의식이 아니라 그곳에 얽히고 섥힌 감정과 관계의 무의식이 오버랩처럼 겹쳐버린다면 시공간을 초월한 블랙홀 같은 공간이라는 게 말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렇다면 토빈이 강아지 시체를 가리키면서 말한 그 뜻은 '그들의 시간이 왜곡된 시점을 기억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해석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은 이미 죽은 거였으니 나갈 길(시간)이 없는데요. 그들이 탈출하려는 길은 어디든 될 수 있고 어디도 될 수 없는 혼돈의 길이 돼 버린 거 같았어요.
결국 토빈의 말은 끊임없이 미쳐가는 로스처럼 빠른 포기가 가장 쉬운 해결책이라고 말이라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2) 보이고 들린다고 길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길 자체가 되어야 그제야 그 길을 찾을 수 있다.
로스의 광기와는 얼핏 다르게 보이지만 기본결은 같지 않을까 싶은데요.
트래비스는 배키와 자신의 아이를 위해 탈출을 포기하고 풀 숲과 일체화를 하는데요.
자포자기 상태로 완벽히 자신을 잃은 채 제물이 된 로스와 달리 트래비스는 스스로 그것을 선택해요.
그는 더이상 트래비스가 아니게됐지만 끝나지 않을 거 같던 악몽을 스스로 멈출 수 있게 돼요.
미스터리 공포 사이비영화(?)
사이비 혹은 광신도들을 다룬 영화들은 확실히 결말에 찜찜함의 미학(?)이 있는데요.
넷플릭스영화_미드소마도 참 신기한 영화구나 싶었는데 풀 숲에서도 만만치 않은 거 같았어요.
사이코 강도로는 미드소마가 더 쎄기는 했지만 인신공양을 다룬 점이 꽤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풀 속 말고도 뜬금없어 보이지만 두 개의 건물이 나오는데요.
로스를 피해 도망치다 발견한 폐건물
이곳은 로스를 피해 같이 도망친 공간이었지만 로스가 아닌 칼의 광기가 보여지는 곳으로 나와요. 연인이었던 베스와 트래비스가 헤어질 때, 칼이 베스에 대한 불순한 감정 때문에 방관한 사실이 밝혀져요.
교회
그리고 이 이야기가(약간 소설을 쓰자면) 과거 어떤 집단의 단체 실종(사망) 이후 최초의 탈출(토빈과 같은) 자가 표식으로 남긴 듯한 교회 건물도 나오는데요.
토빈에게 자유라는 걸 주는 과거에 트래비스였던 어떤 존재는 이 문제의 고리를 끊어달라고 부탁해요. 만약 이 영화의 후속이 만들어진다고 소설을 쓰자면…
20년 후쯤 개발로 인한 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또다른 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성인이 된 토빈이 트래비스를 찾아 스스로 들어가는 그림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싶어요:-)
별점 : 4.0(5.0만점)
추천 : 찜찜함의 미학을 즐기시는 분이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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