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origin="anonymous"> 넷플릭스 영화_이제 그만 끝낼까 해(2020)_굿 바이 꿈 같은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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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_이제 그만 끝낼까 해(2020)_굿 바이 꿈 같은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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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예고편


감독 : 찰리 코프먼
원작 : 이언리드
러닝타임 : 134분
국가 : 미국
배급 : 넷플릭스

등장인물
제시 버클리 (루시역)
제시 플레먼스 (제이크역)
데이비드 숄리스 (제이크의 아버지역)
토니 콜렛 (제이크의 어머니역)

(스포일러 있습니다:)

Ⓒ넷플릭스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예고편


이틀에 걸쳐서 봤는데요. 최근들어 호흡이 긴 영화를 잘 본 적도 없었고 너무 너무 난해해서 중간 쉬는 시간이 조금 필요 했는데요. 그래도 다 보고나니 조금은 뿌듯한 느낌도 들고 미국 어딘지는 몰라도 쉬지않고 눈이 계속 내리는게 여름에 보기 딱 좋은 영화겠다 싶긴했어요.

거기에 문학이나 철학, 인문에 완전 문외한이라 엄청 곤욕스러운 대사가 우다다다 나와서 영화를 감상하는 건지 외계어를 듣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는데요. 다행히 제이크의 푼수같은 어머님이 저와 비슷한 수준(?)이시라 동변상련의 기분으로 감상한 거 같아요.ㅎㅎ

Ⓒ다음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스틸컷


- 이제 그만 끝낼까 해 -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축은 바로 루시의 독백(생각?)인데요.
6주인지 7주전인지 동안 사귄 남자 친구 제이크의 부모님을 뵈러 농장에 가는 시작에서부터 그녀의 머리 속은 제이크와 끝낼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데요.
제이크의 부모님을 뵈러 가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마당에 끝낼 거라는 '선언문'을 주구장창 혼자 외쳐대면서도 다소곳이 제이크를 기다리고 그의 차에 올라타는데요. 전혀 이해가 안가는 느낌은 아니면서도 그녀의 머리 속만 바쁜 감정의 소용돌이가 썩 유쾌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요. 솔직히 6, 7주면 두달도 안되는 연애기간인데 그녀의 머리 속은 무슨 '르네상스혁명'이라도 하려는 거 같은 기세가 느껴졌는데요.

그런데 그녀의 끝내겠다 선언은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데요. 그와는 전혀 반대로 제이크가 원하는대로 가고싶은데로 질질 끌려 다니며 시달리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그녀의 끝내겠다는 혼잣말이 나중에는 너무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는데요.
보기에는 자기 주관도 뚜렷하고 영리해 보이는 그녀인데 무엇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이렇게 칭칭 감고 있는건지 알 수 없었어요.


Ⓒ넷플릭스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예고편

-신경쓰지 못한 죽음-


그렇게 질질 끌려서 제이크의 고향집으로 갔는데 눈보라는 또 어떻게 그렇게 내리는지 사방팔방이 다 하얀세상 천국이었어요. 그 엄동설한에 제이크는 집에서 반기는 어머니를 무시하고 루시를 끌고 헛간으로 향해요. 제이크는 잠깐의 산책이라고 루시를 데려가지만 그 산책 속에서 루시는 가축들의 사체를 보게 돼요.

제이크는 루시에게 이것이 농장의 끔찍함(이면)이란 식으로 이야기를 해요.
돼지와 양의 죽음은 농장의 이면이라던가 애써 숨기려고 하지 않는 비극이기는 하겠지만 전 그것을 제이크가 일부러 보여주러 왔다는것에 놀랬는데요. 기껏 부모님에게 여자 친구를 소개시켜주려고 눈보라를 뚫고 왔는데 사체를 보여주는 게 가장 먼저라니... 조금 이상하다 정도가 아니라 소시오패스인가? 싶을 정도인데요.
(이때까지는 사실 이 영화가 시공간을 초월한 전개로 나아갈 거라 생각을 못해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ㅎㅎ)
나중에서야 그 장면이 의미하는 게 불쌍하고 끔찍한 사체의 자국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죽음이라는 걸 꼭 구더기에 파먹히는 끔찍함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도 했는데요. 죽음에 대한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던 거 같아요.

제이크는 루시에게 그 자국을 보여주면서 '죽음의 순간을 신경쓰지 못했다'라는 말을 덧붙이는데요. 그 자신의 부모님을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죽음이 끔찍한 게 아니라 '그 순간을 신경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후회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되는 부분인 거 같았어요.

Ⓒ다음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스틸컷

-늘 좋을 순 없지만 사랑스런 우리 가족(?) -


이 집에서부터 온갖 시간과 공간이 뒤섞이기 시작했는데요. 제이크의 부모님이 살신성인(?)의 자세로 몇 십 년을 줄넘기 하듯 넘나들었는데요. 그 덕분에 루시뿐만 아니라 관객인 저 역시 긴장이 되기 시작했는데요.
제이크의 어머니는 수다스러운 사춘기 소녀 같은 이미지였고 아버지 역시 외향적이고 시골 농부라는 특징인지 순박해 보이는 느낌이었는데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좀 더 늙은 어머니는 불쑥 불쑥 주눅이 들었고 아버지는 깐깐해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들은 시간 속에 메인 죄수들처럼 시계바늘이라는 감독이 자기 멋대로 하는것에 그저 질질 끌려다니며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하는 연기자들(?!)처럼 보였어요.

-제이크는 어디에?-


하지만 그 속에서 나고 자란 제이크는 그 시공간에 존재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냥 '제이크의 방'이나 '제이크의 작품' 식으로만 보여지는데 루시는 문득문득 제이크의 공간이 자신의 것인지 제이크의 것인지 햇갈려하기도해요.

왜 부모님은 존재하는데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걸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유를 알 수 없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는데요.그러다 극 마지막에 고등학교 청소원인 노인의 모습에서 그 연결고리를 찾은 거 같았어요. 노인이 루시에게 슬리퍼를 신으라고 자신의 것을 건네주는데요. 루시가 빙긋 웃으면서 슬리퍼는 노인의 것이라고 사양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 말을 들은 노인의 표정하나 없던 얼굴 전체가 환하게 미소가 번지는데요.
슬리퍼로 알아차려서 너무 싱겨운감도 있기는 했는데 그 청소원은 제이크의 현재의 모습인 거 같았어요. 이 이야기와 전혀 관계없이 혼자 동 떨어져 존재하고 있었지만 결국 이 이야기를 머리 속에서 하고 또 한 게 그 자신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처음부터 그 청소원의 머리 속을 들여다 보고 있었던 거겠죠:)


Ⓒ넷플릭스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예고편


-그래서 루시는 정말 끝내긴 한 건가?-

노인에게 슬리퍼를 양보한 루시는 학교의 복도에서 제이크와 다시 재회하는데요. 그러자 그들의 분신들이 나타나 서로를 애무하며 사랑을 나누는 양 어울려 춤을 추는데요. 그 사이 청소원의 분신처럼 보이는 자가 나타나 그들을 방해하고 사이를 갈라놓고 제이크를 짓밟아 버리는데요. 제이크의 분신은 그대로 더이상 일어나지 못해요.
결국 이렇게 루시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건가 싶기는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이크가 멋진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모두 앞에서 축하를 받으며(?) 멋진 공연을 펼치는 장면이었는데 그런 그를 바라보는 모두가 같이 늙어 있었어요. 참으로 기이한 장면이기는 했는데 누구하나 우울해 보이는 사람은 없어 보였어요.
그쯤되자 루시가 원하는 바를 이뤘는지는 더이상 중요한 게 이니더라구요.

한때 한 어머니의 착한 아이였던
한 남자가 있었고
추억과 망상으로만 남은
꿈과 사랑이야기를 평생 품고 살다,
아이러니하게도 치매와 노환이
평생을 이루지 못한 그 꿈을
꾸게 해줬는지도 모르겠다.



원인과 결과를 따지는 분들이 보실만한 영화는 아닐거 같아 보여요;;
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인 거 같기는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루시가 원하는 바를 못 이뤄서 조금 아쉽기는 ㅎㅎ ^^;;;

뜬금없게도 놀라웠던 건, 여 주인공 키가 170에 남자 주인공도 키가 178이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제 눈에는 그들이 참 아담한 커플처럼 보였는데요. 의상도 커플룩처럼 느껴질 정도로 귀여웠고, 루시역의 제시 버클리는 시크한 미소와 함께 깊게 패이는 팔자 주름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별점 : 3.8(5.0만점)
추천 : 사라지는 순간의 작지만 찬란한 마침표를 보시고 싶으신 분들이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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