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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경험2_좋은 중간 관리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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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반찬가게에서 일을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요. 이 일은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놀러갔던 곳에서 잠시 잠깐 했던 일이었어요. 
 
원래는 여자 사장님 혼자서 한식집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을 인수한 사장님이 반찬업을 시작하셔서 어찌저찌 반찬이모님이 되셨고 저는 그 밑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역할이었어요. 반찬 이모님은 본래 연세가 있어 가게 운영을 더 못하겠다해서 넘긴거라고 하셨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일이 더 많아졌다고해요.  
 
 첫날 가자마자 한 질문이 있었는데요.  [칼 쓸줄 아냐?]였어요. 요리라고는 집에서 하는 거 외에는 한 적도 없었지만 칼도 쓸줄 모른다고 생각했나라고 잘못 이해하고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했는데요. 그러니까 양배추를 꺼내더니 [썰어봐]라고 했어요. 그제야 주방 칼질을 할 줄 아냐고 물어본 거란 걸 깨달았지만, 여하튼 열심히 깍뚝 깍뚝 썰으니 바로 동작 그만을 시키더라구요;;;
 그 뒤로는 설겆이와 소분만 열심히 하게 됐다는...ㅎㅎㅎ
 
 반찬 대부분을 전 여자 사장님이자 현 이모님이 만들고 그 외 잡일은 제가 하는 식이었는데요. 그때 그녀의 대단함을 확실히 느꼈던 거 같아요.  못하는 반찬은 당연히 없었지만, 그것보다 놀랐던건 만드는 양이 다 대형 드럼통인데 그 양념을 메모해놓은 노하우로 정확히 딱 맞춰 하는 점이었는데요. 몸으로 터득한걸 토대로 대충 대충 해도 작품 나올 거 같은 포스인데 감으로 절대 안 하셨는데요. 자신의 노하우가 적힌 비법 노트를 매번 확인하면서 계량(빨강 바가지..ㅋㅋ)해서 딱딱 맞춰서 하셨어요. 
 
  자라온 과정도 들을 수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장사를 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판매에 눈을 떴고 시집가서는 김밥이며 이것저것 팔아 시집 식구들까지 먹여 살린 상여성이었는데요. 그렇게 쌓은 장사 노하우로 자신감 있게 즉석음식점을 차렸고 그걸로도 먹고 살만큼은 벌었지만 점점 장사 욕심에 가격대가 높은 음식으로 레벨업을 하고 싶었다고해요.
 장사에는 자신이 있어서 어지간히 잘하는 분을 주방장으로 모셔서 돈만 벌어도 되지만 사장이 정작 해당 음식을 못하면 쓰겠냐면서 잘하는 사람에게 거액의 금액을 주고 직접 배워서 가게를 했다고해요. 그때 배운걸 노트에 메모해서 한권으로 만들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생각보다 또 시일이 엄청 걸렸다고해요. 
 
  그리고 냉동고...ㅠㅠ 
 공포 영화에서 보면 냉동고에 갇히는 장면이 나올 때가 있는데요. 경험(?)자로써 정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봤던 거 같아요. 여름에는 나름 시원해서 좋을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선호하는 공간은 절대 아니었어요. 알전구 하나 간신히 켜진 공간에 구석은 그냥 어둠속이고 재료들은 겹겹히 쌓여 있고 하나 같이 깡깡 얼어서 너무 무거워서 잘못 떨어트리기라도하면 난리가 났는데요.  그래도 한 살이라도 어린 내가 해야지 싶어서 꾹 참고 열심히 들락거렸던 거 같아요 ㅎㅎ 
 
 이모는 큰 수술을 한 적도 있고 집에서도 그만 일을 하라고 걱정하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연세도 그렇고 체력도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요. 옆에있는 내가 봐도 이건 아무나 할 수가 없겠다란 생각을 한 거 같아요. 반찬가게라고는 하지만 대형 마트에 납품도 하는 곳이라 혼자 소화하기에는 양이 어마어마해서 연장 근무 일이 더 많았고 재료의 상태나 마감일에 따라 일요일에도 나와야 했어요. 
 
 사장님도 꼼짝 못하는 실력파 이모님 덕분에 사장님도 알바인 제가 어리버리해도 뭐라 말도 못하셔서 심리적으로는 편하게(?) 일했던 곳이었는데요. 그래서 이모님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커피도 타드리고 ㅋㅋ 라디오에서 나오는 격분 사연에는 같이 흥분도 해드리고...ㅋㅋㅋ 정신적으로 소모적인 일을 많이 해온 저로서는 나름 힐링 타임의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덤벙대다 크고 작은 상처도 많았지만 머리 속은 평온..ㅎㅎ
 그때는 몰랐지만 사장님도 저주는게 이기는 결과이긴 했던 거 같아요. 이모님의 기를 올려준 값으로 본인은 출발부터 영업이익을 내는 실속을 챙겼으니까요:)


 
 이 이모님의 위치를 일반 회사라고 하면 중간급 관리자일텐데요. 이후에도 비슷한 업무환경에서 일을 해 봤는데 그때는 사장이 직접 컨트롤 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었어요. 그곳의 중간관리자도 이모님처럼 오래 일을 했었고 회사 살림을 다 해낼 정도로 실력이 좋았지만, 사장에게 꼼짝을 못하고 늘 쩔쩔맸는데요. 하급자가 업무를 하다 트러블이 생기면 컨트롤 타워는 바로 사장이었고 중간관리자는 전달책으로만 존재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니 업무지시에서도 업무 자체의 이야기보다 사장님이 이러면 싫어한다라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라, 이게 현대 사회인지 조선시대인지 알쏭달쏭한 햇갈렸다는..;;;
 그때는 각자도생으로 늘 긴장하고 주눅이 들어 있었던 시기였던 거 같아요.


 
모든 경우의 수가 다르고 그만큼 결과값도 다른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중간관리자와 사장이 얼마나 좋은 파트너 관계인가에서 부하 직원의 업무 행복도가 올라가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아래의 경우 후일에 중간관리자와 몇 번 얼굴을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여린 마음의 소유자였고 그때는 맘고생을 많이 한 거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요. 그때는 원망도 했었지만, 쓰지도 달지도 않은 사이가 되니 조금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어요. 중간관리자가 무기력해지는 업무환경은 업무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는데요. 그만큼 중간관리자가 사장과의 관계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란 생각도 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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