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는 체력에는 자신이 있어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반찬가게, 홀서빙, 판매, 호텔 룸 청소 등을 경험했지만 나이에는 장사가 없더군요 😓
조금 무리해도 다친 허리가 아파오고 쉬는 날이면 먼거리 나가는 약속에는 일단 어떻게든 내 생활권내에서 만나려고 잔머리를 쓰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결국 생활비 압박에 알바를 구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몸을 사리면서 일할 거리를 찾다 앉아서 할만한 일중에 전화 알바가 눈에 들어왔어요.
알바 사이트를 보다 면접도 없고 채용 절차도 까다롭지않아 바로 지원했고 며칠의 교육을 받고 마지막 교육시간에 현장 투입으로 이뤄져 있었어요. 교육비는 시급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급여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는 날에 세금 공제 부분에서 생각보다 떼이는게 많은 걸 알게 됐어요. 하지만 채용된 이상 일단 해보자 싶었고 달리 선택권도 없어서 일을 시작했는데요.
초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지만 이게 시간과의 전쟁(?)이더라구요.
일한 곳은 어떤 기업의 하청이었는데 그 일을 따내고 유지하기 위한 계약조건에 시간이 상당히 중요한 조건인 거 같았어요.
어지간한 전화는 다 2분 컷으로 끊어야 베스트고 초특급 진상 손님 아니고서는 스피드하게 통화 종료(더 궁금한 거 없는지도 꼭 물어봐야하고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마무리 인사도 해야하고 먼저 끊는 것도 절대 금지라 정말 1분 컷하시는 프로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를 하라고 달달 볶이는 사내 메시지며 면담을 수도 없이 받아야했는데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열심히 받자라고 마인드컨트롤을 해도 어떻게 된 게 계속 말이 길어지는게 반복되더라구요. 관심사병(?) 같은 취급을 받으며 심신이 지친 상태로 집에 갈때면 탈곡기에 탈탈털린 기분에 살짝 자괴감도 느꼈는데요.
목소리와 목소리의 만남인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목소리에 팔과 다리가 생겨 내 몸을 땅 속 깊이 질질 끌고가 시간이라는 쇠사슬에 칭칭 감는 느낌이었어요.
헤드셋을 장시간 끼어서인지 귓바퀴에 물집이 잡히고 청력 문제로 결국 6개월 조금 더 하다 관뒀는데요.
명절에 적게나마 선물도 받아서 소속감도 느껴져서 좋을 때도 있었고 팀장님이 다른 팀장분들보다 착한분이라 다행이었고 대선배님들에게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기도했어요. 거기에 쉬는시간에도 쉬지않고 수다를 이어가는 그분들의 강한 멘탈이 부럽기도 했어요.
그곳에서 살아남아 프로가 되신 분들께 진심으로 기립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이제는 전화 문의를 할 일이 있으면 사전에 내가 뭘 물어볼건지 정리를 하고 전화를 걸고 주소는 정말 정확한 발음으로 또박또박(순수 한국말이 싫어지는 ㅋㅋ) 하고 용무 끝나면 정말 칼 같이 먼저 끊어드리게 된 거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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