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연설에서 '민주주의의 위기에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는 식으로 말한 부분이 꽤나 핫했는데요.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라는 용어(사상)이, 이번 대통령의 언급으로 저같은 일반인들에게도 무슨 소리인지 참 궁금하게 만든 용어가 됐는데요.
처음에 반지성주의라는 말을 듣고 바로 생각한건 지적인 머리가 없는 무식한 자를 가리키는 건가 싶었는데요.
단순히 지적 능력이 있냐 없냐를 판단하는 이분법적 용어는 아니라고해요.
본래 반지성주의는 권력자와 부정한 청탁이 있는게 아닌가에 대한 문제제기, 내지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은 지적인 계급이 잘 작동하고 존재하고 있어야한다라는 의미라고해요.
반지성주의의 용어의 시작은 지성주의
처음에는 미국의 기독교 사회에서 '반'이라는 글자가 없이 '지성주의'가 발생했고, 미국의 역사와 함께 '반'이라는 반항적(?) 접두어가 결합된 반지성주의라는 용어로 전세계적으로 퍼졌다고해요.
이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조금 고개를 갸웃하실 수도 있는데요. 지성하고 종교가 무슨 연관이 있는거지 싶기 때문일 거 같은데요. 이 용어의 시작이 기독교 국가인 미국이라는 점을 생각하시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데요.
미국이라는 나라는 카톨릭교회가 주류였던 유럽사회에서 기독교인이라며 손가락질을 받았던 이들이 이주해 만들어진 나라인데요.
당시의 그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들의 신앙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해요. 그래서 그런지 미국 목사들은 설교가 엄청 길고 길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지성주의로 시작된 미국에서도 스타강연자들이 탄생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는데요.
이들의 처음 시작은 아주 소박했다고해요 글도 못 읽고 쓰지도 못하는 이들 중에서 신앙심이 깊고 남들에게 영향력을 줄 정도로 말을 잘하는 이들의 활약이 그 시작이었는데요.
이들은 당시의 성경해석에 엄격하고 지성주의에 가득찬 기존 기독교(지성주의) 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이들은 상당히 대중적이었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호소하는 것에 능수능란했는데요. 그러나 자신들과 다른 노선을 걷는 것에 기존 기독교가 마냥 좋다고 할 리가 없었지만 말빨로 장착된 스타 강연자들 역시 무서울게 없는 건 마찬가지였죠.
이들의 주툭기는 선동, 그로인한 잔재주 (책팔이) 였는데요.
캘리포니아에서 신이 되는 법이라는 미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다단계 회사의 대표인 오비라는 인물이 자신의 테이프를 팔아서 수익을 취하고 있죠. 오비의 라인들은 죄다 그 테이프를 계속해서 사대면서 그가 말하는 소위 대박나는 방법에 끊임없이 현옥되는데요. 하지만 그 테이프의 정체는 그들의 주머니만 털어간 게 전부였죠.
그러니까 이들의 이야기는 그냥 기, 승, 전, 책사(테이프 사)라는 거였던거였죠.
이처럼 이들의 이야기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신앙심이이라는 것 자체가, [論]이 아니라 [心]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거기에 스타강연자들은 한술 더떠서 유럽의 카톨릭과 같은, 앨리트의식을 자신들도 비판하는데 뭐가 문제냐라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이 말은 결국 돌려까기 전법이었으니 기존 기독교 세력이 기분이 언짢았을 거란 건 불보듯 뻔한데요.
그럼에도 이들의 성장 속도는 엄청났고 그들 역시 막을 도리는 없었죠.
이들 이후로 등장한게 과격파들이라고해요. 그들은 '오직 우리들만이 신앞에서 떳떳하다'라는 식의 주장을 했는데요. 그 덕분에 거리낌없이 공공연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반사회적행위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고해요.
그러면 당연히 법적인 면에서 어떠한 처벌이 내려질 게 수순인데요. 그러한 제재를 받는 것 자체가 종교적 탄압이라고 주장했어요. 그 사이 그들은 놀랍게도 정치인과 손을 잡았는데요. 반사회적 범죄집단처럼 보이는 자들과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손을 잡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실제로 이들은 서로의 목적달성을 위해 손을 잡았었다고해요.
이들이 손을 잡고 행한 것이 바로, 종교와 권력(아마도 이들과 손을 잡지 않은 쪽이겠죠?) 의 분리였는데요.
기존 기독교 세력(지성주의)들이 권력화되는 것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체재, 그러니까 반지성주의의 형태는 이렇게 다져졌다고해요.
반 지성주의와 대중
과격파에서 반지성주의가 끝이났다면 이 사상이 지금 이사회에 끼친 영향력은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한데요. 미국 기독교에는 스타강연자들이 그 뒤로도 줄줄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사상과 철학이 보태져 정부나 사회문제에 관련해 확실하고 뚜렷한 메세지와 비판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이들의 등장으로만 또 그쳤다면 반지성주의는 그저 인기인의 말빨로만 연명한다 식으로 매도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미국 사회의 특징 중에 모임에 관련해 예를 들어볼게요.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심한 트라우마로 고생하거나 중독자일 때 xx모임 따위에 참석하는 걸 보게 되는 일이 종종 있는데요. 그들은 단순히 참석만하는 게 아니라 단상에 올라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이야기를 하고 모두의 공감과 박수를 받으면서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들은 타인의 문제조차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럼없이 조언을 해주는 문화가 아주 자연스러운데요. 서로 의견이 틀리다고 생각하면 자기들끼리 언성이 좀 높아지기도 하지만 사회곳곳에 깊게 뿌리내린 감정의 교류문화는 긍정적 작용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스스로 자신들을 돕는 민중을 만들어낸 사상이라고 볼 수 있죠)
이렇듯, [머리보다는 가슴], [지성보다는 공감] 이라는식의 반지성주의적 사고방식이 대중들에게도 전혀 거부감이 없이 스며들어 지금의 반지성주의 사상이 완성됐다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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